보도자료

<연중기획> 산업 지원ㆍ실효성있는 점검 동반해야

국민안전진흥원 2018.02.07 19:20 641

불량ㆍ저가 자재와 인력이 난립하는 현장을 바꾸려면 관련 산업을 육성할 지원도 필요하다. 각종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땜질식으로 해당 부문의 법 기준만 강화하는데, 여기에 맞는 자재를 생산하거나 인력을 고용하려면 비용으로 이어진다. 특히, 건설 자재는 최저가 입찰로 주로 선정돼 원청에서 저가에 수주한 공사를 다시 저가에 하도급, 재하도급 주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자재를 개발해도 제값을 받는 게 불가능한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방화문이다. 2015년 방화문이 차열 성능까지 갖추도록 법이 개정되자 방화문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당장 차열 성능까지 갖춘 방화문을 만들 수 있는 업체도 한정돼 있고, 이런 제품은 기존 방화문보다 가격을 3∼4배 높여 받아야 하는데, 입찰에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 때문에 법 적용까지 1년 유예기간을 줬지만 그 뿐이었다. 업체별로 막대한 R&D 비용과 성능 시험 비용을 들여 새 기준에 맞는 방화문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었다. 업계의 요청으로 LH가 방화문 기준 가격을 25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렸으나, 이 역시도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 80만원은 받아야 원가라도 보전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게다가 납품 현장마다 인증을 새로 요구하는데, 수백만원대 시험 비용도 문제인데다 시험기관이 6개에 그쳐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는지 제조 현장을 불시에 점검하고 강도 높은 페널티를 적용하는 방안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건설 현장을 점검해 불량 자재를 적발했는데, 시공사와 감리업체는 제조사가 제출하는 시험 성적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일부 제품을 검사한다. 전수 조사는 시공현장 특성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히려 제조 단계에서 시험 성적서와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지 점검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검사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토부는 다양한 모니터링 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사전에 감독 사실을 공지하거나 처벌 수위가 낮았다. 대표적인게 건축 모니터링이다. 철강재, 내화충전구조, 단열재 등 여러 품목을 대상으로 매년 표본 조사를 한다. 이 때, 불법 불량 현장을 찾아도 사업장의 영업 허가권은 관할 지자체가 갖고 있다는 이유로 위반 사실을 지자체에 통보하는데 그쳐왔다. 이후 해당 지자체에서 제대로 조치를 취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내화충전구조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된 한 회사는 폐업신고 후 재등록해 다시 영업 중이기도 하다.

아울러 공사 현장 중심으로 시행하던 모니터링을 제조현장으로 확대하면서 일부 업체에는 점검 일시를 공지하기도 했다. 불시점검 일자를 사전에 알린 것도 문제지만, 통보가 선별적으로 이뤄져 공정성 시비까지 붙은 바 있다.

설영미 국민안전진흥원 이사장은“시험성적서만 있으면 몇 년간 영업을 할 수 있는데다 적발돼도 강하게 처벌하지 않으니 여전히 불량제품이 유통되고 있어 자꾸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건설 자재는 시공한 후에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유통단계에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이사장은 “다양한 건설 공종과 자재 업계에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를 활용한 민간 전문교육도 강화해 안전을 챙기는 것은 물론 건설 전문 기능의 활용성을 보여 젊은 새 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수아기자 moon@